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권고사직’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듣게 됩니다. 갑작스레 상사가 “조용히 나가주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거나, 인사팀에서 “퇴직을 권유한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겉으로는 자발적인 퇴직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회사의 의사에 따른 퇴직, 즉 권고사직입니다.
문제는 많은 근로자들이 권고사직을 ‘자발적 퇴사’와 혼동하거나, 회사 측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퇴직을 수락하면서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권고사직의 개념, 법적 기준, 실질적인 대처 방법, 퇴직금과 실업급여 수급 조건까지 알아보겠습니다.
권고사직이란?
권고사직이란 회사가 인력 구조조정, 경영상 이유, 부서 폐지 등의 사유로 근로자에게 퇴직을 권유하고, 근로자가 이를 수락해 퇴직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겉보기에는 자발적인 퇴사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회사가 퇴사를 유도한 것입니다.
해고와 다른 점: 해고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것이고, 권고사직은 ‘형식상 동의’가 들어가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발적 퇴사와 다른 점: 자발적 퇴사는 근로자가 본인의 사정이나 의지로 퇴직하는 경우입니다. 권고사직은 회사의 제안에 따라 퇴직하는 것이기 때문에 퇴직 사유가 다릅니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회사가 권고사직 형식을 취하면서 실상은 해고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어 근로자 스스로 명확히 구분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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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의 법적 성립 요건
권고사직이 법적으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회사와 근로자 간의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합의는 단순히 “알겠습니다”라는 말이 아니라, 자발적인 동의 의사 표시를 의미합니다.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돼야 권고사직으로 인정됩니다:
- 회사 측의 퇴직 권유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 근로자가 이에 동의하여 퇴직 의사를 표시해야 합니다
- 퇴직서 작성 및 제출 등 퇴사 절차가 완료돼야 합니다
만약 회사가 사실상 강제적으로 퇴직서를 쓰게 하거나, 퇴사를 압박해 동의를 받아낸 경우라면 부당해고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부당해고 소지가 있습니다:
- 퇴직서를 강제로 쓰게 함
- 동의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
- 명백한 퇴출 대상자로 낙인찍고 분위기 조성
- 대화 기록이나 협의 없이 퇴직을 유도
이 경우 근로자는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거나,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통해 권리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권고사직 시 퇴직금은 받을 수 있나요?
권고사직은 사용자의 요청에 따른 퇴직이므로, 법적으로 퇴직금 지급 대상입니다. 퇴직금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산정됩니다.
- 1년 이상 계속 근무한 경우 지급 대상
- 평균임금 × 30일 × 근속연수
- ‘평균임금’은 퇴직 직전 3개월간 받은 총임금을 일수로 나눈 금액
예시 계산
- 월급 300만 원 × 12개월 = 연봉 3,600만 원
- 평균임금: 약 10만 원
- 근속 3년: 10만 원 × 30일 × 3년 = 약 900만 원
만약 회사가 권고사직을 하면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면,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해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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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도 실업급여 받을 수 있습니까?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 받을 수 있습니다.
실업급여 수급 기준 중 ‘비자발적 퇴직자’**에 해당하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단, 고용센터에서는 권고사직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또는 진술을 요구합니다.
실업급여 수급을 위해 필요한 서류
| 권고사직 확인서 | 회사가 권고사직을 했다는 공식 문서 |
| 퇴직확인서 | 이직 사유란에 ‘회사 권유에 따른 퇴사’ 등 명시 |
| 통화 녹취, 문자, 이메일 | 권고사직 제안을 받은 정황 증거 |
| 퇴직서 작성 시 메모 | 자발적 퇴사 아님을 밝히는 문구 기재 필요 |
이직 사유가 ‘개인 사정’으로 적히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이직 사유 확인서류를 점검해야 합니다.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아도 되나요?
권고사직은 법적으로 ‘제안’일 뿐 강제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회사가 이후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 따돌림을 하는 경우도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 됩니다.
- 회사로부터 받은 문서나 이메일은 보관
- 모든 면담은 녹음
- 퇴직 강요가 심한 경우, 고용노동부에 부당해고 진정 제기
- 노무사 또는 변호사 상담 진행
회사가 권고사직을 강요하다 해고로 전환하는 경우, 해고 사유와 해고 절차의 정당성 여부에 따라 부당해고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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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제안을 받을 때, 꼭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 퇴직서 제출 전에 충분히 고민하셨나요?
- 회사에서 명확한 퇴직 사유를 설명받으셨나요?
- 퇴직금 및 실업급여 수령 여부를 확인하셨나요?
- 회사와의 대화 내용은 기록 또는 녹음되었나요?
- 관련 서류는 복사해 두셨나요?
퇴직서를 제출하고 나면 번복하기 어려운 만큼, 서두르지 말고 충분히 검토한 뒤에 판단하셔야 합니다.
마무리
권고사직은 해고도, 자발적 퇴사도 아닙니다. 회사의 제안을 수용한 ‘합의 퇴사’이며, 정당한 절차와 보상이 따라야 하는 퇴직 방식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권고사직을 가장한 부당해고, 퇴직 강요, 실업급여 박탈 등의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근로자 스스로도 법적 권리와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다면 즉시 녹음과 기록을 시작하고, 퇴직서 제출 전에는 노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내 권리를 확인하세요. 퇴직은 인생의 전환점입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소중한 권리를 놓치지 않도록, 감정보다 절차로, 추측보다 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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